만화리뷰
[신간만화소개] 살아남는 건 누구인가 <하렘 생존기>
심지하 2019.10.10

메이저한 분야일 수록 도전하기 어렵다는 건 다들 익히 알 것이다. 특히나 '마니아'들이 포진한 분야일 수록 더더욱 그렇다. 역사로 예를 들어볼까. 한국사도 유독 인기있는 파트가 있으며, 그 중에서도 세종대왕님과 이순신 장군님 같은 '역사 덕후들의 건들여선 안될 성역의 아이돌' 이 있는 것 처럼. 다른 역사도 마찬가지다. 고대, 중세, 근대와 각 지형별 다양한 역사들 중에서도 유달리 '마니아들이 포진한'시대와 국가가 있으니. '옛날 사람들이 옛날이라고 불렀던' 너무 옛날이라 파도 파도 끝이 없는 고대 이집트가 그렇고, 강대한 문명과 풍부한 자원이 만들어낸 '오스만 제국'이 그렇다. 


술탄, 하렘, 사막, 커피……십자군 전쟁과 천일야화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오스만제국과 관련된 이야기는 넘쳐난다. 역사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화려한 문물을 지닌 강대국이란 점도, 그러한 연유로 자료가 풍부하단 점도 인기에 한몫했을 것이다. 창작물 역시 마찬가지다. 다양한 소설과 게임, 영화와 만화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그중에서도 <술탄과 하렘> 에 대한 이미지는 온갖 창작물에 다채롭게 퍼져있다. 절대 왕권을 지닌 남성 지배자 만을 위한 여성집단이란 점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탓일까? 본래 왕실의 문화가 곧 나라의 문화처럼 알려진다고는 하나 <하렘>에 대한 문화는 다양한 곳에서 나타난다.

한국 만화의 경우 서문다미, 서문다실 작가의 단편집인 <행복한 미식가> 에 하렘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있고, <하늘은 붉은강가>로 유명한 시노하라 치에의 <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 은 주인공이 이슬람 왕실의 하렘에 들어간 첩실이다. 그리고 지금 이야기하려는 <하렘 생존기> 역시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하였으나 실제 역사와는 다른 픽션입니다.>라는 경고문구를 단 만화, <하렘 생존기>는 독특한 작화와 어딘지 사람의 감정을 꺼림칙하게 만드는 연출로 유명한 (긍정적 뜻이다.) 오리발 작가의 신작이다. 매력적이고 참신한 소재로 화제가 됐던 <단과 하나> 로 데뷔, <비밀 줄리엣>과 <일생에 변태를 세 번 만날 확률>, <용한 남자>를 연재한 뒤 보인 신작.



술탄이라는 절대 권력자를 모시기 위한 금남의 여성구역, 하렘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할까. 외척세력을 방지하기 위해 점령지에서 납치해온 노예들로 채워진 하렘에서 여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가꾸고, 술탄의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제 배로 낳은 아이를 술탄 자리에 올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거기에는 선과 악이 없으며 오직 생존만이 존재한다.

보라빛으로 덮힌 <하렘 생존기>의 프롤로그는 화려하게 치장한 두 붉은 머리칼 여자의 대화로 시작된다. 같은 붉은 머리와 녹색 눈동자의 친구였던 두 여자는 원래 어떤 사이였으며, 또 어쩌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 걸까.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며 한 여자는 차를 받아들고, 결국 쓰러진다. 섬뜩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건만 자신이 죽인 시체 앞에 눈물흘리는 여자의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아름답다.


궁금증을 자아낸 프롤로그를 뒤로 하고, 하렘에 팔리기 위해 납치당한 아름다운 여자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새로 즉위한 술탄을 위해 왕궁 하렘에 새 여자들을 채우고 있으며, 그를 위해 곳곳에서 아름다운 여자들을 납치한 것이다.




'어차피 주인이 바뀌는 것 뿐' 냉소적인 여자와 집에 돌아가고픈 여자, 정신이 나가버린 여자, 다른 여자를 챙기는 여자. 그리고 '상황을 분석하는'여자. 프롤로그의 두 여자 중 하나로 추정되는 붉은 머리 여자는 여자들에게 '탈출'을 제안하는데, 상황 판단과 대범함이 압권이다. 창고의 위생상태와 간수들을 모두 확인한 뒤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데 이는 아래와 같다. 먼저 간수가 오면 전염병에 걸린 것 처럼 군다. 둘째, 다른 간수가 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멀쩡히 군다. 이를 반복하여 간수들 사이에 의심을 심어놓는다. 다 죽어가는 척을 하다 방심한 간수를 처리하고 탈출한다. 2회만에 이런 긴장감을 선사하기란 쉽지 않다.


무사히 탈출한다고 해서 탈출한 이후에도 모든 것이 순조롭게 돌아가진 않는다. 이 때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것은 단순히 그림체뿐만 아니라 한 화에서 캐릭터별 뚜렷한 특징을 독자들에게 각인시킨 후, 바로 다음화에서 이를 뒤집어버리는 것이다. 그저 다정하게 다른 이들을 챙기는 것으로만 보였던 아이의 냉철한 비판을 뒤집어 쓴 비관. 냉소를 뒤집어 쓰고 안정을 영위했으나 진심이 아니었던 여자. 그리고 탈출 계획을 세웠음에도 결국 남아버린 여자. 바로 작품의 주인공인 나스챠다.

나스챠는 스스로 말한 것 처럼 영리하고 아름답다. 혼자 남아 남자들에게 둘러쌓인 위험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계산 된 행동을 선보인다. 일부러 죽이지 않고 놔둔 남자를 희생양 삼아 도망간 여자들에게 쏠린 주의를 돌리고, 자신의 죄 역시 줄인다. 본래 목숨이 걸린 일에서 냉철해지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도, 그녀는 자신의 목숨을 저울질하며 상황을 조종한다. 희생양인 남자가 바로 이해할 수 없도록 고향의 언어를 써 자신의 말을 이해한 집단의 우두머리가 희생양 남자를 즉결처분 하도록 만들어 증거 인멸까지 완벽히 끝낸다.

암투와 모략이 가득한 하렘에서 나스챠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결국 홀로 바다를 건너게 된 나스챠. 앞서 보여준 영리함 덕택에 독자들은 나스챠를 향한 신뢰를 쌓았지만 나스챠는 어리고, 왕궁은 평생을 생존을 위해 타인을 이용한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다. 과연 그런 곳에서 나스챠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모두가 적으로 가득한 하렘에서 어떻게 '친구'를 만나고 또 배신당하게 되는지가 기대된다. <하렘 생존기>는 다음웹툰에서 매주 일요일에 연재중이다.


만화리뷰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어른을 위한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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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7
네이버 웹툰 ‘우리집에 곰이 이사왔다’는 어릴 적 애착인형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너무 어리지 않았던 초등학생 시절, 부모님의 사정으로 외갓집에서 며칠 밤을 머물렀던 적이 있다. 매주 주말이면 찾아 뵙던 외갓집은 부모님의 엄격한 교육을 받던 곳과는 달리 어리광을 부리면 맛있는 과자를 두 손 가득 받을 수 있는 일명 무한정 사랑을 듬뿍 받는 공간이었다. 허나 부모님 없이 외갓집에서 머무는 밤은 무서웠던 것 같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상실의 공간 고시원과 잔혹한 현실과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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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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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문지현 작가론, 우리 시대의 기억은 물질에서 벗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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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7
문지현 작가는 이제 막 두 편의 작품을 연재한 작가이지만(첫 편은 완결이고 두 번째는 현재진행형이다), 작품의 완급력을 본다면 기성 작가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준다. 물론 이를 두고 어떤 수사를 덧붙일 생각은 없다. 데뷔작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만약 천재의 증표라면, 등단이 힘든 현 웹툰계에서는 당연하게도 천재가 나올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타인은 지옥이다>의 형식에서 도출되는 공간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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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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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나를 위한 사랑: <유미의 세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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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극락왕생>, 순수에 대한 곧은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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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 마하수리 수리수리 사바하” 만화 <극락왕생>에서는 입을 깨끗하게 만드는 진언이다. 이 주문은 작품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여성의 삶과 종교를 이야기한다는 작가의 캐치프레이즈와 그의 작품이 담고 있는 메세지는 결국 깨끗함과 관련이 있다. 주인공 ’자언’에 대한 이야기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웃음과 눈물의 유쾌한 변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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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문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르 중 하나를 꼽자면 단연코 ‘좀비’이다. 영화 <부산행>(2016)의 흥행 이후 <창궐>(2018)이나 <기묘한 가족>(2019) 등 속속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가 각광받고 있고, 드라마 <킹덤> 역시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주며 마니아층을 끌어 모았다. 웹툰에서도 역시 ‘좀비’라고 하는 소재는 다양하게 다루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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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7
예술가에게 권력이란 그리 낯선 얼굴이 아니다. 권력과 예술은 서로 공생하기도 하고, 권력에 예술이 기대어 존재하는가 하면 예술에서 권력이 나오기도 한다. 고대와 중세에서는 군주나 교회가, 근대에서는 부르주아가, 그리고 현대에는 대중이 예술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그런 만큼, 현대의 예술에서 대중의 존재란 완전히 무시하거나 분리하기 어렵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자유평론)> 인간다운 것은 좋은가?
조아라
2019.10.17
단어에도 좋고 나쁨이 있다. 본뜻과 상관없이 좋은 이미지를 가진 단어가 있는가 하면 까닭 없이 비호감인 단어도 있다. 예를 들어 '인간적', '비인간적' 이라는 단어가 그렇다. 단어의 본 뜻만 놓고 보면 '사람다운 성질'이 있거나 없는 것을 의미할 뿐이지만, 본능적으로 인간적인 것은 좋은 것, 비인간적인 것은 나쁜 것으로 인식되고는 한다.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지정평론)> 위 사항에 동의하시겠습니까?
조아라
2019.10.17
작은 서비스 하나를 이용하려 해도 이용 약관에 동의를 해야 하는 시대이다. 제공하는 개인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그리고 더 여러 곳에 정보를 제공할수록 클릭해야 하는 동의 버튼도 늘어난다. 죽 늘어선 동의 버튼을 습관적으로 클릭하다 보니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든다. 내가 단 한 번이라도 이용약관을 읽어 본 적이 있었던가?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자유평론)> 불량식품이 더 맛있는 이유
김건우
2019.10.17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외모지상주의>(이하 <외지주>)는 많은 비판과 논란 속에서도 약 5년째 금요일을 지키고 있다. 그 어떤 수식이 필요 없을 만큼, <외지주>는 훗날 한 세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그를 따르는 수많은 평가는 나름의 명분을 갖고 제동을 걸기 바쁘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지정평론)> 지옥을 재현하는 모호한 직유법에 대하여
김건우
2019.10.17
남자에게 결혼은 여자 친구가 밤이 늦었는데 집에 돌아가지 않는 것이고, 여자에게 결혼은 부모님이 남동생을 맡기고 나가셨는데 다시는 안 돌아오시는 것이라 한다. 나와 같았던 상대가 결국 타인이라는 걸 인정하는 지점. 그곳을 결혼이라고 불러야할까? 인간(人間)이라는 말이 사람과 사람사이인데, 사랑하는 사이마저 서로를 지옥이라고 부르니 지옥이 아닌 곳이 어디 있겠는가. 샤르트르의 희곡 <닫힌 방>에서 가르셍은 말한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대상(자유평론)> ‘우리’가 ‘사랑’하는 방법
최윤주
2019.10.17
유니콘을 실제로 봤다고 가정해보자. 흥분한 당신은 이 낯설고도 놀라운 경험을 꼭 나누고 싶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대는 유니콘에 대해 들어본 적 없거나 관심도 없는 상태다. 정황을 설명하고 기존의 지식에 기대 비유를 동원하기도 하고 진심을 담아 감상을 전해보지만, 상대의 반응은 어떨까? 높은 확률로 믿지 않을 것이고, 당신을 미친 사람 취급할지도 모른다. 걱정과 조롱 속에서 당신 역시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답답함에 발을 구르다 끝내 외로워지고 말 것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대상(지정평론)> 만화, 우리가 진짜 보고 싶은 풍경
최윤주
2019.10.17
더 비싼 고가의 상품으로 팔려지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의 시선을 끌어야만 한다. 즉, 상품으로서의 가치부여는 보다 참신하고 아름다운 외양과 매력적인 겉모습에 우선적으로 주어진다. (중략) 옷차림이 제2의 인격으로 인식되고, 화장품과 미용산업의 급속한 발전 등은 모두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신간만화소개] 웹툰 <아리랑>, 민족의 노래를 다시 부르다
최선아
2019.10.16
‘아리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정민요이다. 지역마다 음색이나 내용이 조금씩 다르나 대체로 슬프고 한스럽다. 이 민요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아리랑’은 현대까지 다양하게 재탄생됐다. 비단 음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리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상징성은 민족적인 소재를 다루는 다양한 작품에서 활용되어 왔다. 다음에서 연재되고 있는 박건웅 작가의 웹툰 <아리랑>도 마찬가지이다.
[우수만화리뷰] 영화와 웹툰의 콘텐츠IP 선ㆍ후 경계에 선 작품 <한도수>
임재환
2019.10.15
곽경택 감독이 글을 쓰고 양규 작가가 그린 웹툰 <한도수>는 영화 시나리오의 웹툰 사전제작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관련 업계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간 웹툰은 콘텐츠IP(지적재산권)의 측면에서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장르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다. 특히 시각화되어 영상미학적으로 구현된 시각적 이미지로 인해 영화나 드라마로 각색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를 통해 기존의 인기 흥행 웹툰의 팬들을 영화 관객으로 유입할 수 있으며, 웹툰의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어떤 현역 배우들과 매칭되는지에 대한 대중의 많은 관심이 쏠리는 등 마케팅 관점에서도 효용가치가 높았다.
[우수만화리뷰] ‘우리’란 이름의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 <괴물아기>
최윤석
2019.10.11
<괴물아기>, 이 제목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일게 한다.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귀여운 존재인 ‘아기’와 괴상하게 생긴 생명체를 일컫는 이름, ‘괴물’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 작품은 시작부터 하나의 호기심을 갖고 시작하게 한다.
[신간만화소개] 살아남는 건 누구인가 <하렘 생존기>
심지하
2019.10.10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하였으나 실제 역사와는 다른 픽션입니다.>라는 경고문구를 단 만화, <하렘 생존기>는 독특한 작화와 어딘지 사람의 감정을 꺼림칙하게 만드는 연출로 유명한 (긍정적 뜻이다.) 오리발 작가의 신작이다.
[우수만화리뷰] 땀, 삶, 그리고 벽 - <까대기>가 던진 질문
한기호
2019.10.07
좋은 만화에는 여운이 있다. 그것은 뚜렷한 감정의 잔해이거나 격렬한 고통의 상처 같기도 하다. 그리고 때로는 진한 사람의 냄새이거나 향긋한 풀 냄새와도 같다. <까대기>는 책을 덮는 순간 흠뻑 젖어드는 땀의 여운이 있는 만화이다. 더불어 몇 가지 질문이 맴도는 만화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 대한 뛰어난 감상들이 이미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글을 쓰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 질문을 공유해야겠다는 느낌. 땀과 삶과 벽에 대하여.
[신간만화소개] 조숙한 9살 소녀의 험난한 성장기, '조숙의 맛'
김미림
2019.10.02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다. 70대 노인에게도, 40대 중년에게도, 20대 청년에게도, 10대 청소년에게도 각자 주어진 상황에서 나름의 고민이 있다. 그런 다양한 고민들은 누군가에 의해 그 경중을 평가받을 수 없고, 또 누군가에게 하찮다 평가절하 받을 수 없는 누군가에겐 절대적인 고민일 것이다. 하지만 우린 가끔 내 고민이 아닌 타인의 고민에 대해 한 없이 하찮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어린이의 고민에 대해 그러한 경우가 많다. 갓난아기에게도 유치원생에게도, 초등학생에게도 고민은 있는데 누군가에게 그들의 고민은 한없이 얕게 취급되곤한다. 하지만 그들의 세계에서 그것은 무엇보다 심도깊고 인생의 중대한 일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