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우수만화리뷰] 캐릭터를 살리는 방법, <신을 죽이는 방법>
최윤석 2019.11.18





 
<신을 죽이는 방법>은 제목 그대로 믿음을 먹고 사는 ‘신’이라는 생명체를 죽이기 위한 단체 ‘A.O.D’. 이 단체에 들어가게 된 고고학자 ‘주하나’의 이야기이다.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만 해도, 소년 만화에 가까울 거라 생각했다. 신들이 등장하고, 그 신들을 죽이는 단체가 등장했으며, 신을 죽일 수 있는 이들도 결국 신화 속 인물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품의 전개되는 과정을 보니 이 작품은 소년물보다는 미스터리나 추리적 요소가 꽤 많이 가미된 장르적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상당히 흥미롭다





  우선, 주인공의 매력이 상당하다. 주인공 ‘주하나’는 ‘A.O.D’에서 하는 일이 위험한 일이라는 걸 깨닫고서도, 엄청나게 지급되는 보수를 받고 자신도 모르게 같이 일하게 된다. 꽤나 상투적인 방식이긴 하나, 그녀의 직업이 고고학자라는 점과 그로인해 오랫동안 경제 활동도 못하고 학자금 대출이 밀려있다는 현실적인 설정이 설득력을 높인다. 때문에 그녀가 돈 때문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전개가 그다지 어색하지가 않고, 오히려 재미 포인트로써 작용하게 된다. 단순하게 돈 밝히는 캐릭터를 설정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그 설정만 집어넣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상투적인 전개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주하나’처럼 작품 내 근거를 만들어 설정을 만들어낸다면 이는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또한, 이 캐릭터는 돈만 밝히는 캐릭터로 억지 설정이 들어간 게 아니고, 이러 이러한 근거들로 인해 돈이 필요한 캐릭터로 설정이 되어있는 입체적 캐릭터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선택을 해도 캐릭터 설정이 붕괴되어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주하나’의 캐릭터는 진취적이면서 특별함이 있어 매력적이다. 사건을 대함에 있어 수동적이지 않고 능동적이다. 그녀는 한 가지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천재성’이다. 단순 고고학자가 아닌 상황 판단 능력과 모두의 예상과 다른 선택을 하는 촉 등 주변 인물들의 의해서도 ‘주하나’에 대한 평가는 놀랍다는 식의 평가가 많다. 그녀가 특별히 싸움을 잘해서도 아니고, 초능력이 있어서도 아니다. 순수하게 머리, 두뇌, 가치관만 가지고 다른 이들에게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러한 주인공의 특별성은 그녀를 응원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여 작품의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더 빛을 발한다. 


  이 작품의 캐릭터적인 매력은 ‘주하나’ 주인공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그녀와 함께 팀을 구성하는 동료인 ‘시앙 린’, ‘에리식톤’. ‘니체’, ‘낮게 나는 도수리’, ‘아포피스’ 등의 캐릭터들이 존재하다. 그리고 각각의 개성이 남다르다. 흔히 어떠한 팀 캐릭터를 만들 때, 어디서 많이 보던 식의 캐릭터 구성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쉽게 말해 식상한 캐릭터, 이미 너무 많이 보여준 캐릭터들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작품의 캐릭터들은 조금씩 개성을 달리하여 차별성을 띄었다. 단적인 예로 ‘시앙 린’의 경우 굉장히 고지식한 면이 있는 퇴마사 캐릭터로 츤데레적인 성향의 캐릭터성을 보여주었는데, 이후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 고지식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주하나’를 위해 ‘A.O.D’를 배신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고지식함과 츤데레적인 캐릭터 설정을 조합해낸 입체적인 캐릭터인 셈이다. 이외에 다른 캐릭터들도 비슷하다. 단편적인 면만 보자면 캐릭터 설정이 완전히 색다르다고 하긴 어려우나, 각각의 작품 내 근거들을 가지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게 되면서 뻔하지 않은 캐릭터라는 인상을 준다.


  입체적이고 다양한 개성의 캐릭터들, 그리고 ‘A.O.D’를 필두로 한 세계관.

  이러한 요소들은 결국 한 편의 작품이지만 확장성 높은 이야기임을 의미한다. 작품 속 설명에 따르면 신의 개체 수는 거의 8000마리 정도가 남았다는 언급을 볼 수가 있다. 당연하게도 이 이 작품이 끝날 때까지 모든 신을 일일이 제거할 수는 없을 것이고, 이 작품의 메인도 사실은 신을 제거하는 것에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많은 개체 수의 신이 남아있다는 것은 이 작품을 세계관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마블 세계관과 같은 멀티 버스 세계관으로의 확장도 가능하고, 스핀오프 등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단지 이러한 세계관의 확장이 아니라 확장성 높은 이야기는 장점이 있다. 바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한다는 점이다. 


  월요 웹툰 최강자인 <신의 탑>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그 세계관이 엄청 방대하기에 작품 속 내용이 아닌 부분까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정보를 나누고 토론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결국 다시 웹툰을 보게 된다. 이는 충성도 높은 독자들을 모으는데 효과적이며, 확장성 높은 이야기의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도 분명히 아쉬운 점 혹은 앞으로 해결해야 되는 지점은 분명 존재한다. 가장 크게는 바로 매력적이라 이야기했던 ‘주하나’에 대한 부분이다. 주인공을 묘사하는데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고, 그녀가 이 단체에 합류하게 된 이유도 납득이 된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이 단체에 소개한 교수에게 어떤 의중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소개를 해준 것일까. 작품 내에서는 ‘주하나’ 이전의 사람들은 모두 조직에서 제거했다는 뉘앙스가 등장한다. 쉽게 소개 받은 것에 비해 상당히 무거운 대가이다. 어쩌면 이 교수 부분은 별 생각 없이 소개를 해준 설정일 수도 있으나, 이 부분에 어떠한 이유가 있었다면 좀 더 작품의 재미가 더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우연치 않게 들어 온 ‘주하나’라는 캐릭터가 너무나도 뛰어나다. 마치 이 단체 들어가기 위해 훈련 받은 사람처럼 말이다. 단순히 뛰어난 것이 아니다. 작품 중반을 넘어서서는 단체의 높은 직책을 얻게 되는 단계에 이른다. 그 과정이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주하나’라는 캐릭터는 작품 내적으로 분명 특별성을 지닌다. 천재성이 아닌 작품에 대한 해석적인 부분에 있어 말이다.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고용해서 쓰다가 이번에 우연히 ‘주하나’라는 천재가 들어왔다? 그녀가 이 단체에 들어오게 된 경위가 단순 우연이라 치부되기 보다는 어떠한 내막, 혹은 ‘주하나’라는 캐릭터의 비하인드 등이 좀 더 작품 속에 녹여진다면 작품이 더 흥미롭지 않을까 싶다.



  <신을 죽이는 방법>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신들도 굉장히 이중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 죽어 마땅해 보이는 신이 있는가하면 반면에 굳이 죽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신들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중성이 이 작품의 묘미이자 주제로서 던져진다. 대개 심판이라는 말을 신이 했었더라면, 이 경우엔 그 심판의 권한이 인간에게 주어졌을 때, 우리는 공정할 수 있는가. 더 나아가 신이란 과연 무엇일까. 종교적인 신이 아닌 믿음과 신에 대한 고찰 등 생각해볼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그리고 단체가 가진 비밀이나 신을 죽이는 방법을 찾아낸 방법 등 밝혀져야 될 부분들도 많다. 그만큼 따라가며 읽을 매력 또한 많다는 것이다.


  제목은 <신을 죽이는 방법>이지만, 이 작품은 다양한 캐릭터들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살린 작품이다. 심지어 악역이나 죽여야 되는 대상인 신에게도 캐릭터성을 부여한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점점 잘 만들어진 캐릭터에 대한 니즈는 증가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그러한 부분에 있어 꽤 매력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신을 죽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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