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현명한 대학생활 지침서 <바른 연애 길잡이>
<바른 연애 길잡이> 작가 남수 / 네이버웹툰
최정연 2021.03.03


현명한 대학생활 지침서 <바른 연애 길잡이>


1. 인기 웹툰, <바른 연애 길잡이>

 




네이버 웹툰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연재되고 있는 <바른 연애 길잡이>는 연재 이래 계속해서 조회 수 2위, 인기 순 3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오디오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로 화제를 몰고 있는 작품이다. <바른 연애 길잡이>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작품은 항상 다이어리에 계획을 세워두고 완벽한 스케줄을 지키며 살아가는 여주인공, ‘바름’이와 프로그래밍 동아리에서 만난 선배, ‘유연’이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그린 캠퍼스 로맨스 물이다. 하지만, 단순히 로맨스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우정과 진로 등, 대학생활의 전반적인 부분을 함께 다루고 있어 보다 폭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독자들을 사로잡은 <바른 연애 길잡이>만의 매력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2. 세상의 모든 대2병들을 사로잡다.


요즘 ‘대학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말이 하나 있다. 바로 신조어 ‘대2병’이다. 대2병이란,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찾아오는 ‘중2병’이란 말에서 파생된 단어로, 대학교 2학년쯤에 찾아오는 증상을 일컫는다. 자신감과 반항심이 넘치는 중2병과 달리 대2병은 자신감이 하락하며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긴 수험기간이 끝나고 자유를 만끽하던 1학년이 지나고, 대학교 2학년부터는 슬슬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고 학점과 스펙을 따지며, 미래에 취업이 가능할지 걱정한다.

 




<바른 연애 길잡이>에서도 작품의 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좋아하는 게임 쪽으로 직업을 갖고 싶으나, 현실이란 벽에 가로막혀 적당히 타협하는 유연이. 다들 자신의 적성 찾아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조차 모른 채 뒤처지는 기분을 느끼는 바름이. 둘의 모습은 현재 대학생들에게 공감과 동질감을 불러일으킨다.

 

<바른 연애 길잡이>에서는 다른 전형적인 로맨스 물과 다르게 재벌 2세 등과 같은 비현실적인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마치 현실 속 인물처럼 ‘재현’은 집안사정이 어려워 연애를 포기하기도 하며, 취업이 되지 않을까 미래를 걱정하기도 한다. 만화 속 항상 완벽하고 재능이 넘치는 천재들과 달리 현실적인 그들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고 그들의 대사 하나하나에 몰입하게 만든다.

 

3. 중립적인 태도를 지키다.


대학생활은 물론,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것들 중 하나는 바로 ‘친구’가 아닐까 싶다. <바른 연애 길잡이>에서는 ‘바름과 도은’, 그리고 ‘재현과 유연’ 등의 친구관계가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는 바름이의 친구 ‘도은이’를 그저 하나의 조연으로, 주인공을 위로해주거나 응원해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도은에게 서사를 부여한다. 오랫동안 사귄 남자친구에게 권태기가 찾아와 헤어지면서, 도은은 힘든 시기를 보내지만 바름이를 의지하지 않고, 그에 서운함이 쌓이다 끝내 터져버린 바름이는 도은과 다투게 된다. 재현이와 유연이도 마찬가지이다. 둘은 고등학생 때부터 비밀을 나누고 함께 했지만, 재현은 인턴생활과 바름과의 연애로 바빠진 유연에게 거리를 느낀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할 점은, <바른 연애 길잡이>는 갈등을 다룰 때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고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 한다는 것이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도은과, 자신에게 조금 더 기대주길 바라는 바름. 자신에게 점점 비밀이 많아지는 친구에게 서운한 재현과 바쁜 일상에 치여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유연. 조연이라 할지라도 모두 저마다의 사정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위주의 전개방식이 아닌, 조연의 상황 또한 자세히 보여주는 적절한 분배는 독자들에게 양쪽의 입장을 이해시켜 일명 고구마 전개를 막아주고,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4. 로맨스는 꼭 모두 이뤄져야만 하나요?


모두 연애를 하지 않으면 청춘이 아깝다고 말하곤 한다. 혼자가 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때로는 남들의 제멋대로인 잣대에 괜히 기죽어선 뒤처지고 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길거리에 울려 퍼지는 노래도, TV를 틀면 나오는 드라마도 모두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역시 연애는 필수인 것일까?

 




고등학생 때부터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진 도은과,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없어 연애를 포기한 재현은 주변에서 “연애 안 해?”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자신만이 재미없게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는 재현에게 도은은 연애를 안 하는 것 또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자신에게 맞는 선택은 자신만이 아는 것이며, 각자의 우선순위가 다를 뿐이다. 연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순정만화라니. 로맨스라는 장르에 확실히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반대되는 입장을 대변해주는 소신 있는 전개방식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으로 손꼽기도 했다.

 




다만, 최신 화에서 재현과, 재현의 옛 짝사랑 대상이자 동아리 선배 ‘아름’을 다시 러브라인으로 엮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바른 연애 길잡이>에서는 주인공 커플부터, 도은과 하남, 동아리의 닭살커플들까지, 자잘 자잘한 러브라인이 약 8개나 존재 한다. 이미 러브라인이 넘쳐나는 이 상황에서 굳이 재현과 아름을 다시 이어주려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소신 있는 연출과 모순된다.

 

이처럼 억지로 모든 캐릭터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은 계속해서 언급해온 <바른 연애 길잡이> 만의 장점, 현실적인 전개에 흠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아직은 상황을 지켜보아야 하지만, ‘연애는 선택’이라는 대사와 이어지게 아름과 재현이 혼자서도 멋지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냈다면 더욱 멋진 인물들로 남지 않았을까 싶다. 이 전의 전개와 일관되지 않는 최신 화의 장면들은 로맨스 만화의 틀을 깬 색다른 전개를 기대했던 독자의 입장으로서 아쉬울 따름이다.

 

5. 대학생활 지침서, <바른 연애 길잡이>


로맨스뿐 만 아니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친구와의 관계로 울고 웃기도 하는 대학교 생활을 잘 그려낸 <바른 연애 길잡이>. 이 작품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조연들에게도 서사를 주어,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웹툰에서 절대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인물은 없으며, 이는 작품을 매끄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캐릭터 설정과 130화가 넘어가는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훌륭한 스토리 전개 방식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든다. 보다 현실적으로 대학생들의 일상을 그려낸 웹툰, <바른 연애 길잡이>. 대학생이라면 꼭 읽어 봐야할 대학생활의 지침서로 추천한다.

<바른연애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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