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주말 누아르 감상회 <주말 도미 시식회>
<주말 도미 시식회> 작가 이용우 /다음웹툰
김경훈 2021.03.12



주말 누아르 감상회 <주말 도미 시식회>


누아르는 프랑스어로 ’검다‘라는 뜻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의 영화비평가들이 그즈음 성행했던 범죄와 파멸이 반복되는 일련의 영화들을 누아르라 명명하면서 장르를 지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쉽게 말해 범죄와 폭력이 난무하는 어두운(검은) 현실을 그린 장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본격적으로 누아르 장르가 유행한 것은 1980년대로 홍콩 누아르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인 영웅본색을 통해서이다. 벌써 30년 전 영화이지만 여전히 사나이의 로망을 말할 때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작품으로 작중 주인공역을 맡았던 장국영이 부른 주제곡 당년정의 경우 영화를 모르는 이들이라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며, 성냥을 입에 문 주윤발이나, 돈으로 담배 불을 붙이는 주윤발의 모습 역시 인터넷에서 한 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당시 이 작품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대단해서 이 영화를 본 남자들은 너도나도 입에 성냥개비를 물고 다닐 정도였으며, 엄밀하게 말해 누아르의 하위 장르인 홍콩 누아르가 한국에서는 누아르 자체로 생각 되는데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홍콩 누아르의 대표적 특징이라면 어두운 현실 안에서도 의와 협을 관철하기 위한 인물의 내적 갈등과 사나이들의 진한 우정, 그리고 이것들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스타일리시한 액션이있다. 

이러한 누아르는 최근 한국 웹툰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갱스터물과 유사한데, 이는 비슷한 소재와 분위기를 두 장르가 함께 추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누아르가 어두운 현실을 앞에 둔 인물들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다루는데 비해 갱스터 액션의 경우 범죄 현장의 스펙타클과 액션에 치중한다는 점, 인물들의 내면이 비교적 평면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장르의 고저를 논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외피에도 불구하고 누아르에는 액션이 주지 못하는 울림과 공감이 있는데, 그것은 범죄와 폭력이 점철된 세계 속 인물들이 마주한 삶의 피폐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내적 갈등,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등이 현실성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주말 도미 시식회」는 이러한 측면에서 실로 오래만에 갱스터 액셕이 아닌 누아르적 감수성을 계승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작품의 주인공들인 김건과 이태신, 추승룡과 신정민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사나이들의 우정과 복수를 그려냄과 동시에 현실의 어두운 면, 범죄와 폭력이 주는 비극적 결말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그야말로 과거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여겨졌던 홍콩 누아르의 한 형태를 웹툰으로 형상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형 누아르의 재발견


「주말 도미 시식회」는 이미지에서부터 누아르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필름 누아르의의 정의에서 누아르 장르가 성립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해지는 요소들은 부패하고 비열한 인간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야만적이고 가학적인 성향, 등장인물에서 드러나는 신경증적인 성격,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와 점증하는 폭력, 어둡고 흐릿하며 더러운 도시 풍경, 어둡고 그림자 진 특성을 지닌 이미지 등 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필름 누아르 [film noir] (영화사전, 2004. 9. 30., propaganda)

 




「주말도미식회」는 이러한 장르적 문법을 그래도 따르고 있다. 주인공인 김건과 이태신, 추승룡과 신정민은 모두 야만적이고 가학적인 성향을 일정부분 가지고 있으며 그들과 마주하는 악당들은 가학적이고 신경증적인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어둡고 흐릿한 더러운 도시의 풍경이나, 그림자, 모노톤의 적극적인 사용을 통해 비장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데, 특히 서우진이랑 악역을 통해 일그러진 한국 근현대사가 배태한 폭력과 범죄를 가상이 도시인 영포시로 향상화 함으로써 누아르 장르에 요구되는 어둠(검은)을 매우 훌륭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폭력과 범죄의 굴레


이런 외형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누아르가 추구하고 있던 메시지를 「주말 도미 시식회」는 내포하고 있다, 가령 폭력과 범죄에 손을 댄 순간 그것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는 홍콩 누아르의 메시지는 신정민과 이태신의 모습을 통해 형상화 된다.





우리 이제 이렇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요?라는 물음은 안온한 일상이 오래 유지 될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기인한다. 자신들은 앞으로 평범하게 살고자 하지만 지나온 폭력의 역사가 그것을 가만히 놔 둘리 없다고 자신들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태신과 신정민이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면 비교적 선역(?)에 위치한 김건과 추승룡은 현실이 어둠과 대결하며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몸부림 친다. 범죄자에게 아버지를 잃은 김건의 경우 이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범죄자를 증오하고 있으며, 추승룡의 경우 영포시를 현재의 형태로 만든 시공건설의 회장 서운진과의 반목으로 인해 신변에 위험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이들의 분투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이 바로 가상의 공간인 영포시이다. 칼부림이 예사로 일어나는 이 도시의 제왕은 시공건설의 서우진 회장으로 군사독재 시절부터 쌓아온 인맥과 금맥으로 시를 좌지우지 한다. 뒤틀린 근현대사를 통해 탄생한 서우진이라는 괴물과 영포시라는 공간은 가상이지만 한국 근현대사에 이해가 있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개연성을 가진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불법들이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이기에 주인공들이 이에 맞서는 모습이 더욱 비장해질 수 있는 것이다.  

 




안온한 듯 보이는 그들의 일상을 조여오는 것은 다름 아닌 폭력과 범죄, 어두운 현실이다. 그리고 이에 맞서 분투하고 갈등하는 그들의 모습은 과거 홍콩 누아르의 주인공들이 보여주었던 그것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남자의 로망





「주말 도미 시식회」의 대미는 김건과 이태신 두명의 활약으로 장식된다. 수많은 병력들을 앞에 두고도 전혀 긴장하지 않고 그들을 제압해 가는 두 사람의 액션은 과거 홍콩 누아르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주인공 무쌍의 로망을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를 건드린 것을 후회하게 해주마", "아무도 못 나간다" 등의 대사는 이 장면을 보는 독자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며 과거 주윤발이 돈으로 담뱃불을 붙이는 모습, 쌍권총으로 적들을 제압하던 모습을 떠울리게 만든다.


1부는 결국 김건과 이태신이 시공건설의 서우진 회장을 제압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1부의 내용으로 이후에 남은 내용들이 더 많다는 것른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어디까지나 사족이지만 홍콩 누아르의 경우 2편은 국룰이며 무간도 트릴로지 같은 경우 3편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모처럼 만나게 된 정통 누아르 「주말 도미 시식회」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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