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나쁜 놈들이 판치는 세상 : <비질란테>
[7월 리뷰] <비질란테>, 글 : CRG, 그림 : 김규삼, 네이버 웹툰
주다빈 2021.07.08



나쁜 놈들이 판치는 세상 : <비질란테>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말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 이 문장은 사람에게 상처받은 이들에게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을 때 던지는 그저 그런 위로의 말이 됐다. 요즘 사람들은 더이상 나쁜 사람이 벌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살면서 나쁜 사람이 벌을 받지 않고 더욱 떵떵거리며 잘 사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것도 아주 많이.

 작년, 우리 사회는 아주 충격적인 사건을 목도했다. 불법 행위로 제작한 성 착취 영상이 다크웹을 통해 조직적으로 판매된 N번방 사건이다. 이런 성범죄는 갑자기 등장하지 않았다. 과거에 소라넷이라는 사이트가 있었고, 여전히 동의 없이 촬영, 유포된 성관계 영상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 소라넷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운영자를 잡지 못할 것이라 했다. 그렇게 유야무야 시간이 흘러 소라넷은 웰컴투 비디오라는 이름으로, N번방으로 이름을 계속해서 바꾸며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았다. 그리고 아주 명예롭게도 우리나라의 이런 실태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내 인생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라는 조사 보고서를 통해 발표되었다. 이는 단순히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이들만의 잘못이 아니라, 알고 있음에도 단죄하지 않은 많은 이들이 함께 짊어질 죄이다.


<비질란테> : 한 지역의 주민들이 범죄나 재난에 대비하고 질서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조직한 경비 단체

국민들은 이전부터 유사한 범죄 행위에 적극적으로 처벌 강화 의사를 표명해왔다.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를 주기 위해 결속했고, 시위로 혹은 국민청원 등으로 행동했다. 이러한 분노는 이전에도 몇 번이나 불꽃을 튀겼으나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채 오늘날까지 계속되어왔다. 분노는 깊어져 이제는 간단히 덮을 수 없는 불이 되었다. 이러한 국민의 분노를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 <비질란테>이다. <비질란테>에는 경찰대에 다니는 김지용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는 유년 시절 동네 건달이 어머니를 해하였으나 가벼운 형량을 받는 모습을 보고 법을 통해서가 아닌, 직접 범죄자를 단죄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경찰대 재학생이라는 상황과 이점을 이용하여 계획을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범죄자를 향한 폭력이 적나라한 이미지로 묘사되어 <비질란테>는 연재 초반에는 18세 이상 이용 권장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때, 잔인한 장면들에 그것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하는 독자보다 통쾌함을 이야기하는 독자의 비중이 훨씬 컸다. 여기서  원하는 바를 분명히 알 수 있다. 지금껏 법이 범죄자에게 내린 형벌은 그들이 진 죄보다 너무나 가벼웠다는 것이다.






누가 선량한 시민의 손에 돌을 쥐여주었는가?

물론 사적 제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비질란테>에 대해서도 같은 걱정을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작품을 보는 사람들 모두 어떤 상황에서도 살인은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비질란테>에 대한 논의는 '사적 복수가 정당한가'에만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비질란테>는 '시의성'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할 때 더욱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작품이 지금, 시기적절하게 나타났다는 것이 중요하다. 왜 독자들이 이 작품에 열광하게 되었는지는 작품 속의 대사로도 분명하게 전달된다. 

웹툰은 다른 매체에 비해 빠르게 제작되어 유통되므로 당대에 가장 시의성 있는 주제를 즉각적으로 작품에 담아낼 수 있다. 이러한 만화의 강점을 잘 살린 것이 바로 신문에 실리는 만평이었다. 지금이야 만화는 재미로 보는 스낵컬처로만 취급되지만, 만화동아리가 학생운동을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던 시기도 있었다. 실제로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을 지폈던 이한열 열사도 동아리 '만화사랑' 출신이었다. <비질란테>는 그 시절에서 약 30년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재된 작품이지만, 스낵컬처 이상으로 '시의성을 담는다'는 만화의 강점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당대의 민중의 욕망이 무엇인지를 투영하고 기록함으로써 만화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다. 



<비질란테>는 현대 법체계에 보내는 국민의 질문이다. 정말 못된 놈은 응당한 벌을 받는가? 그리고 그에 대한 독자들의 댓글이 국민의 요구이다. 우리는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그에 응당한 벌을 받는 세상을 원한다. 공기마저 습해 갑갑한 여름, 뉴스에 오르내리는 사건 사고로 마음도 답답하게 느껴지는 당신에게 통쾌함을 선사해줄 웹툰 <비질란테>를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 정의가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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