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 <1초>
[7월 리뷰] <비질란테>, 글 : CRG, 그림 : 김규삼, 네이버 웹툰
주다빈 2021.08.11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 <1초>

 

아, 결국 사회적 동물

인간(人間)이란 말은 본디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의미로, 사람이 오손도손 모여 사는 세상을 뜻하는 단어였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해 사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사회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지금도 역사의 톱니는 아주 느리지만 웅장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거대한 하나의 톱니바퀴를 굴리기 위해 아주 작은 톱니 수천억 개가 빠르게 이를 맞물리며 돌아간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도, 오늘 당신의 자리를 지켜냈을 테니까.

하지만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는 연결보다는 단절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로 시작된 언택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2019년에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9>에는 ‘나나랜드’라는 표현이 나온다. ‘나나랜드’는 자기 내면의 중심을 사회에서 본인으로 옮겨오는 변화를 일컫는 말로, 자신의 욕망에 더욱 집중하는 생활 방식을 뜻한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기존의 사회에서는 공동체나 협력이 중요했다. 그러나 ‘나나랜드’에 사는 사람들은 더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지 않는다. 그리고 코로나가 터지며 세계인에게 단절될 것이 강요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서로 연결될 방법을 찾아냈다. 기술발달 덕분이다. 게다가 이런 언택트의 시대에, 역으로 더욱 콘택트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작년 전국의 소방대원들이 앰뷸런스를 타고 코로나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대구의 두류정수장에 집결한 모습은 모두의 마음에 뜨거운 희망으로 남았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그들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 북돋우며 안전선을 지켜냈다. 그리고 동원된 지 약 40여 일 만에 자신들이 왔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글들에 많은 이들이 감사의 마음을 보냈으나 여전히 소방대원들은 끝나지 않은 코로나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었다. 항상 위기의 순간에 가장 먼저 국민의 곁으로 오는 사람이 소방관이었다. 이번엔 그런 소방관의 이야기를 담은 웹툰 <1초>를 리뷰해 보고자 한다.



<1초> : 일말의 변화를 던지는 팀

사람은 자신의 능력으로 넘어설 수 없는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을 종종 바라곤 한다.  네이버 웹툰에서 시니, 광운 작가가 연재하고 있는 <1초>는 긴장 순간에 미래를 보는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 호수가 자신의 능력을 강화하며 적재적소에 이용해 자신의 단원들과 인명을 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1초>는 호수의 초월적인 능력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 호수는 남들이 갖지 못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완벽한 인간은 아니다. 호수는 계속해서 주변 인물로부터 자극을 받아 발전하는 인물이다. 덕분에 아무런 능력도 갖추고 있지 않은 평범한 인물들에게 공로가 돌아간다. 또한 주인공은 초능력을 가진 인물일 뿐이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영웅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주인공이 가진 능력은 단지 현재 인물들이 처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일 뿐 결국 그 문을 밀고 나가는 것은 호수를 포함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문고리를 돌렸고 누군가는 온몸으로 문을 밀었다. 단지 열쇠를 넣는다고 해서 문이 열리지 않는다. 또 열쇠가 없었다 해서 문을 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고리를 부술 수도 있고 문 자체를 떼어버릴 수도 있다. 열쇠가 없다는 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일 뿐, 불가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방대원들은 호수의 능력에 각자의 능력과 지혜를 더해 더 많은 목숨을 구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결국, 이 웹툰은 초능력과 소방관을 흥미롭게 엮어 이야기를 만들고 있으나 영웅물이라기보다는 인간 소방관들에 대한 이야기라 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인간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고 한다. 아이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들에 생각보다 많은 이들의 손이 필요하다. 손길과 손길이 더해져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물론 <1초>에서 보여주는 완벽한 팀플레이란 것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서투름에도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건 아닐까?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내고 있는 당신에게 호쾌한 협력을 맛볼 수 있는 웹툰 <1초>를 추천하면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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