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경쟁 vs 상생 (쌉니다 천리마마트 리뷰)
김재훈
2019.01.03
최근 웹툰계에 재연재의 바람이 불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독자들이 선정한 7개의 완결 웹툰을 각각 월요일~일요일마다 배치하였고 다음 웹툰 또한 5개의 완결 작품을 다시 선보였다. 아직 역사가 깊지 않은 웹툰 시장에서 벌써 과거의 명작들을 그대로 다시 선보인다는 것은 이를 뛰어넘는 신작들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로망과 현실 (여탕보고서 리뷰)
김재훈
2019.01.03
수천 년 전 인류에게 ‘목욕’이란 문화가 생긴 이래로 여인들의 목욕이란 남성들에게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은밀하고 성스러운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기조는 신화와 동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만화로도 친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악타이온’과 전래동화의 ‘선녀와 나무꾼’이 대표적이다.
이태원 클라쓰 리뷰
최윤석
2019.01.03
대개 음식이란 맛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 없기 마련이다. 웹툰 또한 보지 않고는 그 진가를 알 수 없는데, 이 작품은 겉만 보고 맛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맛을 보니 진짜 맛있는 음식을 놓칠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바로 ‘이태원 클라쓰’라는 작품이다. 제목만 봐서는 정말 내용을 1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냥 보기엔 학원물인 것 같기도 하고, 액션물 같기도 했다. 그런데 작품 설명도 대기업에 맞서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이미 많이 만들어진 식상한 스토리... 하지만 실제론 뭔가 달랐다. 아는 맛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이미 익숙하기에 그랬던 걸까. 이 작품은 왜인지 모르게 끌리고 왜인지 모르게 통쾌한 그 맛이 있었다.
아 지갑놓고 나왔다 리뷰
최윤석
2019.01.03
제목은 제목대로, 그림체는 그림체대로... 명확한 제목과 화려한 그림체가 쏟아지는 웹툰 시장에서 소외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모호한 제목과 단순한 그림체였다. 특이하다면 특이하다고 볼 수 있는 작품,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특이한 것이 아니라 특별하다는 것을 증명해내었다. 어떻게 이 작품 ‘아 지갑 놓고 나왔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작품이 되었을까.
길들여지지 않는 중간계급과 사회적 빈민층의 연대 (송곳 리뷰)
임재환
2019.01.03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노사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TV 뉴스영상 속에 비치는 노동조합원의 과격하고 전투적이며 단편적인 면모의 이면에는 인간적이고 우리의 일상적인 이웃이 생존권을 위해 몸부림친 결과라는 사실을 ‘송곳’은 표현하고 있다.
소외된 자의 무대 '소년의 마음' (소년의 마음 리뷰)
임재환
2019.01.03
누구나 마음 속에는 그늘이 있다. ‘소년의 마음’의 무대는 과거 작가가 기억하고 있는 두 개의 방을 가진 작은 아파트이다. 어린 남동생이 외로이 차지한 거실은 연출 효과를 위하여 흔한 쇼파와 텔레비전 등 생활오브제는 생략되었다. 소복이 작가가 작품 후기에 동생과 같은 어둠을 지닌 아이와 어른에게 가만히 다가가 건네는 이야기라고 밝혔듯이 이 작품은 한 소년의 마음 속 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엄마 냄새가 생각나서 눈물이 나는 어른들의 반성문 (아이들은 즐겁다 리뷰)
김산율
2019.01.03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어쩐지 가슴이 저릿해오는 소년이 있을 것이라 짐작해봅니다. … 중략 … 이 책을 본 후 혹여나 독자들의 마음에 ‘다이’가 그러한 소년 중의 하나로 기억된다면 창작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일 것입니다.” 작가의 말 중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나보낸 내 친구, 마로를 기억한다는 것 (내친구 마로 리뷰)
김산율
2019.01.03
공교롭게도 국어사전에서 ‘작별’과 ‘상봉’은 반대어로 규정한다. 작별과 상봉은 그 현장의 완성된 결과이다. 작별이면 헤어짐으로서, 상봉이면 만남으로서 행위가 종결된다. 두 단어는 함께 쓸 수 없는 조합이다. 작별상봉이란 말이 실제로 쓰이는 현장이 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장에서다. 이산가족은 헤어지는 당일 작별상봉을 한다.
그들이 얼굴을 찾을 때까지 : <그해 봄>에 부치는 글 (그해 봄 리뷰)
한기호
2019.01.03
고백하자면 이 글은 절대 평론이 아니다. 또 고백하자면 이 글의 제목은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C.S.루이스의 소설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를 패러디한 것이다. 하나 더 고백하자면 <그해 봄>이 다루는 ‘인혁당재건위’ 사건으로 여덟 명의 목숨이 사라지던 해에 나는 같은 반 여자애를 좋아하던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입사식 구조로 본 <여중생 A> (여중생 A 리뷰)
한기호
2019.01.03
초반에는 나약한 여성에 불과했던 <브이 포 밴데타>의 ‘이비’는 ‘브이’가 의도적으로 만든 감옥에 갇혀 고문과 처형의 위협을 이겨낸 후 불의에 저항하는 의지적인 인물로 거듭난다. 이처럼 주인공이 시련을 겪고 특정한 위치로 격상되는 이야기를 ‘입사식(入社式, initiation) 구조’라고 본다.
츠즈이 씨와 츠즈이의 나날
이복한솔
2018.12.25
오타쿠 겸 동인녀는 픽션을 진지하게 소비한다. 원작자가 소개하지 않은 부분까지 연구하고 유추해내기를 좋아한다. 특히 두 명 이상의 남성이 참가하는 연애나 성애를 다룬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또 뭐가 있을까? 필자가 아는 것은 많지 않다.
그래픽노블로 다시 태어난 톨스토이의 고전
박근형
2018.12.21
모든 위대한 예술가와 사상가들이 그렇듯 톨스토이의 삶과 사상과 문학 역시 분리될 수없이 밀접했다. 귀족가에서 태어난 톨스토이는 젊을 적 농민의 계몽에 실패한 후 노름과 색욕에 빠졌고, 이는 이상주의, 금욕주의를 추구하고자 하는 그의 사상과는 괴리가 있는 것이었다. 현실의 욕구와 정신적 이상 사이의 모순에서 찾아오는 정신적 고통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예술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거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예요?”
이선인
2018.12.21
한 가지 질문. 어떠한 이야기를 접했을 때, 그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을까? 만약 그런 경험이 있다면 도대체 어떤 조건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조건은 실존하는 무언가가 등장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장소, 내가 아는 인물, 내가 아는 사건이 등장하는 순간 그것의 실재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 조건이 될까? 영화에 당신이 아는 장소가 등장하였다고 하여, 그 영화가 지니고 있는 서사를 즉시 사실로 납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물, 배경, 사건이라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실화 기반’을 표방한 작품들마저, 등장 이후에는 인터넷에 실제와의 차이점이 범람한다.
2018년, 웹툰에서 느끼는 공포의 감각
지덕재
2018.12.21
네이버 웹툰은 국내 최대의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웹툰 플랫폼이다. 네이버 웹툰은 2011년부터 매해 릴레이 단편을 선보이고 있다. 2011년 ‘미스테리 단편’으로 시작한 릴레이 단편 시리즈는 2012년 ‘지구가 멸망한다면’, 2013년 ‘전설의 고향’으로 이어지며 2018년에는 ‘재생금지’ 시리즈를 한시적으로 연재했다. 네이버 웹툰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연재된 이 시리즈는 매해 웹툰 팬들과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무슨 만화? 이런 만화!
지덕재
2018.12.04
요즘 SNS를 활발히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도트 그림으로 된 4컷 개그 만화를 한 번쯤은 본 적 있을 것이다. 요리 재료의 복수를 하러 오는 요리의 요정이라든가, 헤어진 애인 사진을 태우려다 집(초가삼간)을 불태워버리는 극단적인 4컷 만화 말이다. 바로 ㅇㅇㅇ(정세원)님의 만화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정사각형의 4컷 만화를 연재하던 ㅇㅇㅇ님은 어느 뜨겁던 올해 여름날, <무슨 만화>란 제목의 네모난 ‘네컷만화집’을 냈다. 독립서점과 출판을 겸하는 유어마인드에서 제작을 맡은 <무슨 만화>는 알라딘 만화 순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더니, 급기야는 출간 세 달 만에 알라딘에서 선정하는 ‘2018 올해의 책’에까지 랭크되기에 이른다. 인디만화가 쏘아올린 공치고는 대단히 위력적이다. 도대체 이 엉뚱한 만화가 지닌 매력은 무엇일까?
연대의 드라마
박근형
2018.11.23
웹툰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그만큼 소재의 대중성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미디어다. 그러나 <100℃>, <대한민국 원주민>,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와 같은 작품들로 이미 저력을 보인 최규석 작가는 <송곳>으로 ‘노동권’과 같은 시사성 짙은 소재의 웹툰도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송곳>은 프랑스의 유통 기업인 까르푸가 이랜드 홈에버에 매각되면서 발생했던, 2003년 까르푸 중동점의 노조 투쟁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홈에버의 현재 이름은 홈플러스다. <송곳>은 2014년 오늘의 우리 만화에 선정되었고, 2015년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연재가 종료된 후인 2018년에도 부천만화대상 대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당’을 지키려 한 마당 씨
이선인
2018.11.12
혹시 만화잡지 [팝툰]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씨네21] 편집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성인 지향’의 만화잡지였던 [팝툰]은, 웹툰에 그다지 적응하지 못했던 나에게 있어서 연재만화와 재회하게 만들어 준 고마운 매개였다. 빠르게 홍보물을 받아보지 못했던 탓에 월간으로 전향한 뒤에야 접하긴 했지만 늦지 않게 강경옥의 <설희>, 한혜연의 <애총>, 조경규의 <팬더 댄스>와 <차이니즈 봉봉 클럽>, 토마의 <속 좁은 여학생>등 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바스티앙 비베스의 <그녀(들)>을 연재로 보는 경험은 덤이었다.) 물론 당시의 나에게조차 [팝툰]의 창간과 연재는 무모한 시도로 보였는데, 그러한 기우는 너무나 운명처럼 현실이 되었다. (아마도) 2010년 3월에 [팝툰]은 무기한 휴간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흩어졌다.
검둥이 이야기
이복한솔
2018.11.05
한번 꼬아 양끝을 붙인 뫼비우스의 길 (윤필 작) 이복한솔(만화평론가) 어느 작가는 인식과 표현의 한계를 아쉬워했다. “의인화를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다”고. 실버백 마운틴 고릴라를 글로 묘사하면서 “고릴라 눈에는 우리가 어떻게 보일까 상상...
유미의 세포들
지덕재
2018.10.25
유미 씨,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이동건 작) 지덕재(만화평론가) 네이버 웹툰에서 2015년 4월 1일부터 연재 중인 은 네이버가 자랑하는 인기 작품이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연재되는 은 해당 요일 인기 순위 1, 2위...
샌프란시스코 화랑관
박근형
2018.10.24
흰띠들에게 보내는 편지 (돌배 작) 박근형(만화평론가) 인종의 용광로(Melting Pot). 다양한 문화, 인종의 사람들이 녹아드는 미국 사회를 일컫는 개념입니다. 학창시절 사회 교과서에 종종 등장했던 이 단어는, 다원화된 다문화 사회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