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2019 만화평론 공모(기성부문)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엄마’, 욕망하는 여자
백건우
2019.11.05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분명 누군가의 ‘엄마들’이지만, ‘엄마’는 이들의 정체성이 아니다. 이들의 자식들은 이미 장성해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거나, 남편과 이혼(또는 사별)해서 따로 살고 있는 여성들이다. ‘엄마’와 ‘어머니’는 같은 기혼 여성 가운데 자식을 둔 여성을 지칭하지만, 의미는 다르다. 마영신 작가는 왜 ‘어머니’여야 할 자신의 어머니와 어머니의 친구들을 ‘엄마들’이라고 했을까.
<2019 만화평론 공모(기성부문)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룸펜 프롤레타리아, 욕망의 리얼리즘
백건우
2019.11.05
개인의 욕망이 어떻게 발현하는가를 들여다보면, 좁게는 개인을 둘러싼 좁은 영역에서 발생하는 낮은 차원에서 사회의 구조를 아우르는 거대한 관계망까지 영향을 끼치는 폭넓은 스펙트럼이 있다. 권력을 추구하는 개인이나 집단은 사회의 구조를 바꾸는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사회적 욕망을 추구하는 것과 개인의 욕망이 일치할 때, 그것을 ‘사회적 성공’과 ‘개인의 입신양명’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많다.
[우수만화리뷰] 누구에게나 마음의 병이 와요. 그러나 늘 아침은 옵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임하빈
2019.10.24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2017년 저스툰에서 연재한 작품으로, 정시나 작가가 2010년부터 서울 강남 소재의 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근무하며 느낀 점들을 만화로 풀어냈다. 만화의 시작은 반성이었다고 고백했다. 지인에게 정신병원에 다닌다는 근황을 이야기했다가 환자로 오해받아 기분이 상했고, 곧이어 환자여서 기분이 상했다는 자신에게 실망했다는 고백이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환자와 의료진도 똑같은 사람이며, “정신병원에 다닌다”는 근황은 “병원에 다닌다”는 근황과 전혀 다를 바 없음을 강조하고자 시작한 실천의 결과물이다.
[신간만화소개] 진짜를 보는 청년의 이야기, '난약'
박은구
2019.10.23
양재신이라는 청년이 있다. 이 청년은 매일 같이 같은 꿈을 꾼다. 같은 풍경, 그리고 같은 풍경 속에서 등장하는 똑같은 여성, 얼굴이 정확히는 보이지 않으나 매일 그의 꿈속에 나오는 그 여성은 뜬금없이 기다릴게 라는 말을 남기며 사라진다. 그리고 꿈에서 깬 청년은 오랜 친구에 전화를 받는다. 돈이 급하지 않느냐는 서문으로 시작한 용건은 함께 지인의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이었다. 시급은 두 배로 쳐준다는 달콤한 제안이 뒤따랐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수락한 주인공은 오랜만에 바깥 바람을 쐬러 나간다. 집세도 밀려있었고,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길을 걷던 도중, 길 한 복판에 사주를 보는 아주머니가 주인공에게 호객행위 아닌, 호객행위를 한다. 사주를 봐준다고 제안하지만 주인공은 거부한다. 그러나 아주머니의 끈질긴 구애(?) 끝에 결국 사주를 보게 되는데….
[우수만화리뷰] 우리나라의 배트맨, ‘비질란테’
김재훈
2019.10.21
웹툰 <비질란테>는 이렇게 개선 없이 반복되는 현실을 그대로 옮겨 가감 없이 보여준다. 작중 범죄자들은 살해, 강간, 폭행 등의 중범죄를 저지르지만, 법의 선처를 받고 손쉽게 풀려난다. 이 과정에서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피해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오히려 처벌을 받아야 할 가해자들이 의기양양한 태도로 일관하는데, 마치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듯한 모습을 집중적으로 비추어 법은 피해자의 편이 아닌 가해자의 편임을 어필한다. 이때 이런 법의 구멍 즉, 법과 국민 정서의 괴리감을 주먹으로 메우겠다는 신념을 가진 ‘비질란테 김지용’이 나타나 언제나 안하무인하던 범죄자를 폭력으로 다스리고 응징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우수만화리뷰]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 좀비를 둘러싼 다양한 인간 이야기
전종찬
2019.10.18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좀비의 흥행은 서양의 (좀비와 외계인의 심의 규정이 낮다는 식의) 규제에서 비롯됐다는 말이 있다. 시원한 타격감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나 아포칼립스를 다루는 영화 등에서 좀비가 다수 등장하기 시작하며 좀비는 아주 흔해졌다. 90년대 죽음에서 돌아온 시체의 대명사가 강시였다면 최근에 들어서는 좀비부터 떠올릴 정도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어른을 위한 동화
김하림
2019.10.17
네이버 웹툰 ‘우리집에 곰이 이사왔다’는 어릴 적 애착인형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너무 어리지 않았던 초등학생 시절, 부모님의 사정으로 외갓집에서 며칠 밤을 머물렀던 적이 있다. 매주 주말이면 찾아 뵙던 외갓집은 부모님의 엄격한 교육을 받던 곳과는 달리 어리광을 부리면 맛있는 과자를 두 손 가득 받을 수 있는 일명 무한정 사랑을 듬뿍 받는 공간이었다. 허나 부모님 없이 외갓집에서 머무는 밤은 무서웠던 것 같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상실의 공간 고시원과 잔혹한 현실과 공포
김하림
2019.10.17
인간에게 있어 기본적인 충족 조건인 의식주라는 점은 초등교육에서부터 배웠던 기본적인 지식인데, 어찌된 것이 그것을 만족시키기에 그 기준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집을 구하면서 실감하게 된다. 오래 전부터 대한민국의 핫이슈는 부동산과 둘러싼 경제활동이라 할 수 있다. 재테크 유망주와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과 규제에 대한 뉴스를 하루도 빠짐없이 듣고 있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문지현 작가론, 우리 시대의 기억은 물질에서 벗어나 있다
김선호
2019.10.17
문지현 작가는 이제 막 두 편의 작품을 연재한 작가이지만(첫 편은 완결이고 두 번째는 현재진행형이다), 작품의 완급력을 본다면 기성 작가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준다. 물론 이를 두고 어떤 수사를 덧붙일 생각은 없다. 데뷔작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만약 천재의 증표라면, 등단이 힘든 현 웹툰계에서는 당연하게도 천재가 나올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타인은 지옥이다>의 형식에서 도출되는 공간의 문제
김선호
2019.10.17
장 폴 사르트르의 희곡에서 제목을 따온 이 만화를 두고서 사르트르식의 접근을 하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제목이 곧 내용이라고 그들이 말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그 방식을 이어받기만 하면 된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에 따르면 해석은 정말로 간단하게 되어 버리는데, 아무쪼록 그 모습을 보면서 어딘가 아쉬운 구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명제 하에서, ‘나’라는 주체를 제외한 ‘타자’는 모두 지옥이라는 공간적 명제로 변환되어버리기 때문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나를 위한 사랑: <유미의 세포들>
손유진
2019.10.17
2019년에도 여의도의 봄은 여전히 커플들로 가득했다. 한국이 커플의 나라로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한국인들이 연애를 하고 있다. 삼포세대, N포세대라는 별칭을 가진 2030 세대라 해도 예외는 없다. 다른 것들은 포기해도 연애는 포기하지 못하는 게 한국의 청년층이다. 이만큼 한국 사회에는 현재, 연애에 집중하고 있다. 정직하게 한국의 연애를 그려낸 작품이 있다. 바로 <유미의 세포들> 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극락왕생>, 순수에 대한 곧은 믿음
손유진
2019.10.17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리수리 사바하” 만화 <극락왕생>에서는 입을 깨끗하게 만드는 진언이다. 이 주문은 작품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여성의 삶과 종교를 이야기한다는 작가의 캐치프레이즈와 그의 작품이 담고 있는 메세지는 결국 깨끗함과 관련이 있다. 주인공 ’자언’에 대한 이야기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자유평론)> 웃음과 눈물의 유쾌한 변증법
윤지혜
2019.10.17
근래 문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르 중 하나를 꼽자면 단연코 ‘좀비’이다. 영화 <부산행>(2016)의 흥행 이후 <창궐>(2018)이나 <기묘한 가족>(2019) 등 속속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가 각광받고 있고, 드라마 <킹덤> 역시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주며 마니아층을 끌어 모았다. 웹툰에서도 역시 ‘좀비’라고 하는 소재는 다양하게 다루어져 왔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가작(지정평론)> ‘예술가’의 민낯, 그 혐오스러움에 대하여
윤지혜
2019.10.17
예술가에게 권력이란 그리 낯선 얼굴이 아니다. 권력과 예술은 서로 공생하기도 하고, 권력에 예술이 기대어 존재하는가 하면 예술에서 권력이 나오기도 한다. 고대와 중세에서는 군주나 교회가, 근대에서는 부르주아가, 그리고 현대에는 대중이 예술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그런 만큼, 현대의 예술에서 대중의 존재란 완전히 무시하거나 분리하기 어렵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자유평론)> 인간다운 것은 좋은가?
조아라
2019.10.17
단어에도 좋고 나쁨이 있다. 본뜻과 상관없이 좋은 이미지를 가진 단어가 있는가 하면 까닭 없이 비호감인 단어도 있다. 예를 들어 '인간적', '비인간적' 이라는 단어가 그렇다. 단어의 본 뜻만 놓고 보면 '사람다운 성질'이 있거나 없는 것을 의미할 뿐이지만, 본능적으로 인간적인 것은 좋은 것, 비인간적인 것은 나쁜 것으로 인식되고는 한다.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지정평론)> 위 사항에 동의하시겠습니까?
조아라
2019.10.17
작은 서비스 하나를 이용하려 해도 이용 약관에 동의를 해야 하는 시대이다. 제공하는 개인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그리고 더 여러 곳에 정보를 제공할수록 클릭해야 하는 동의 버튼도 늘어난다. 죽 늘어선 동의 버튼을 습관적으로 클릭하다 보니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든다. 내가 단 한 번이라도 이용약관을 읽어 본 적이 있었던가?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자유평론)> 불량식품이 더 맛있는 이유
김건우
2019.10.17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외모지상주의>(이하 <외지주>)는 많은 비판과 논란 속에서도 약 5년째 금요일을 지키고 있다. 그 어떤 수식이 필요 없을 만큼, <외지주>는 훗날 한 세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그를 따르는 수많은 평가는 나름의 명분을 갖고 제동을 걸기 바쁘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우수상(지정평론)> 지옥을 재현하는 모호한 직유법에 대하여
김건우
2019.10.17
남자에게 결혼은 여자 친구가 밤이 늦었는데 집에 돌아가지 않는 것이고, 여자에게 결혼은 부모님이 남동생을 맡기고 나가셨는데 다시는 안 돌아오시는 것이라 한다. 나와 같았던 상대가 결국 타인이라는 걸 인정하는 지점. 그곳을 결혼이라고 불러야할까? 인간(人間)이라는 말이 사람과 사람사이인데, 사랑하는 사이마저 서로를 지옥이라고 부르니 지옥이 아닌 곳이 어디 있겠는가. 샤르트르의 희곡 <닫힌 방>에서 가르셍은 말한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대상(자유평론)> ‘우리’가 ‘사랑’하는 방법
최윤주
2019.10.17
유니콘을 실제로 봤다고 가정해보자. 흥분한 당신은 이 낯설고도 놀라운 경험을 꼭 나누고 싶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대는 유니콘에 대해 들어본 적 없거나 관심도 없는 상태다. 정황을 설명하고 기존의 지식에 기대 비유를 동원하기도 하고 진심을 담아 감상을 전해보지만, 상대의 반응은 어떨까? 높은 확률로 믿지 않을 것이고, 당신을 미친 사람 취급할지도 모른다. 걱정과 조롱 속에서 당신 역시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답답함에 발을 구르다 끝내 외로워지고 말 것이다.
<2019 신인 만화평론 공모 수상작 : 대상(지정평론)> 만화, 우리가 진짜 보고 싶은 풍경
최윤주
2019.10.17
더 비싼 고가의 상품으로 팔려지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의 시선을 끌어야만 한다. 즉, 상품으로서의 가치부여는 보다 참신하고 아름다운 외양과 매력적인 겉모습에 우선적으로 주어진다. (중략) 옷차림이 제2의 인격으로 인식되고, 화장품과 미용산업의 급속한 발전 등은 모두 이와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