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연대의 드라마
박근형
2018.11.23
웹툰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그만큼 소재의 대중성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미디어다. 그러나 <100℃>, <대한민국 원주민>,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와 같은 작품들로 이미 저력을 보인 최규석 작가는 <송곳>으로 ‘노동권’과 같은 시사성 짙은 소재의 웹툰도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송곳>은 프랑스의 유통 기업인 까르푸가 이랜드 홈에버에 매각되면서 발생했던, 2003년 까르푸 중동점의 노조 투쟁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홈에버의 현재 이름은 홈플러스다. <송곳>은 2014년 오늘의 우리 만화에 선정되었고, 2015년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연재가 종료된 후인 2018년에도 부천만화대상 대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당’을 지키려 한 마당 씨
이선인
2018.11.12
혹시 만화잡지 [팝툰]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씨네21] 편집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성인 지향’의 만화잡지였던 [팝툰]은, 웹툰에 그다지 적응하지 못했던 나에게 있어서 연재만화와 재회하게 만들어 준 고마운 매개였다. 빠르게 홍보물을 받아보지 못했던 탓에 월간으로 전향한 뒤에야 접하긴 했지만 늦지 않게 강경옥의 <설희>, 한혜연의 <애총>, 조경규의 <팬더 댄스>와 <차이니즈 봉봉 클럽>, 토마의 <속 좁은 여학생>등 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바스티앙 비베스의 <그녀(들)>을 연재로 보는 경험은 덤이었다.) 물론 당시의 나에게조차 [팝툰]의 창간과 연재는 무모한 시도로 보였는데, 그러한 기우는 너무나 운명처럼 현실이 되었다. (아마도) 2010년 3월에 [팝툰]은 무기한 휴간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흩어졌다.
검둥이 이야기
이복한솔
2018.11.05
한번 꼬아 양끝을 붙인 뫼비우스의 길 (윤필 작) 이복한솔(만화평론가) 어느 작가는 인식과 표현의 한계를 아쉬워했다. “의인화를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다”고. 실버백 마운틴 고릴라를 글로 묘사하면서 “고릴라 눈에는 우리가 어떻게 보일까 상상...
유미의 세포들
지덕재
2018.10.25
유미 씨,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이동건 작) 지덕재(만화평론가) 네이버 웹툰에서 2015년 4월 1일부터 연재 중인 은 네이버가 자랑하는 인기 작품이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연재되는 은 해당 요일 인기 순위 1, 2위...
샌프란시스코 화랑관
박근형
2018.10.24
흰띠들에게 보내는 편지 (돌배 작) 박근형(만화평론가) 인종의 용광로(Melting Pot). 다양한 문화, 인종의 사람들이 녹아드는 미국 사회를 일컫는 개념입니다. 학창시절 사회 교과서에 종종 등장했던 이 단어는, 다원화된 다문화 사회보다는...
후르츠 바스켓 (FRUITS BASKET)
이복한솔
2018.10.08
먼치킨 전설 오니기리맨 (타카야 나츠키 작) 이복한솔(만화평론가) 사랑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동서고금 이야기꾼들의 연구대상으로, 주인공이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혹은 철저하게 패배하는) 이야기는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장애물은 시대와 유행에 따...
아무튼 나는 프랑스에 산다
이선인
2018.10.02
아무튼, 그는 프랑스에 살고 있는 듯 하다. (박윤선 작) 이선인(만화평론가) 2015년에 장강명의 소설 가 베스트 셀러에 진입했다. 는 한국에서의 업무에 지친 한 20대 청년이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
여중생A
지덕재
2018.09.21
‘다시쓰기’를 통해 성장한 모두에게 바치는 찬가 (허5파6 작) 지덕재(만화평론가) 들어가며 : ‘읽기 전용’ 삶 - 현실과의 거리두기 를 이루는 주요 재료는 바로 ‘2000년대 초반에 10대였던 사람이 실제로 겪었던 순간들’이다...
내 친구 다머
이복한솔
2018.09.12
그래픽 노블로 읽는 범인전 - 범죄자를 다룬 전기문학 (더프 백더프 작) 이복한솔(만화평론가) 그랜트 우드의 회화 은 요모조모 뜯어보는 재미가 있다. 갈퀴를 든 남자와 비스듬히 선 여자, 두 사람의 표정이 참 딱딱하다. 고딕 회화에 ...
아스테리오스 폴립
박근형
2018.09.10
나를 완성하는 여정 , 데이비드 마추켈리 박근형(만화평론가) “발바닥에 물집이 잡혔는데.” 아픈 발바닥을 들여다보며 중년 남자는 이혼한 아내를 떠올린다. “‘구두다움의 본질’의 반격이 아닐까?” 남자의 말에 아내는 웃으며 답했더랬다. ...
며느라기 (며느리의, 며느리에 의한, 며느리를 위한)
이선인
2018.09.07
민사린님의 상태가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수신지 작) 이선인(만화평론가) 2014년 말부터 지금까지는 어떤 면에서 가장 놀라운 한국 사회의 면면을 보인 시대다. 페미니즘이 사회 전반에 이토록 강인하게 대두된 적이 있을까. 우리들에게 있어 항상 ‘...
소녀신선
지덕재
2018.09.06
일상과 판타지, 전통과 현대 사이의 ‘신선한’ 대화 (효미 작) 지덕재(만화평론가) 은 다음 웹툰에서 2016년 6월 28일부터 지금까지 연재 중인 작품이다. 주로 작화가로 활동했던 작가 ‘효미’가 스토리 창작도 함께 맡은 첫 번째 ...
얼굴
박근형
2018.08.28
누가 그녀의 얼굴을 지웠나 (연상호 작) 박근형(만화평론가) 얼굴을 표현하지 않고 실루엣으로 처리하는 것은 각종 예술 작품에서 정체불명의 타자를 표현하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의 하나가 되었다.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인물들은 각종 배경...
미스미소우 완전판
이선인
2018.08.12
오시키리 렌스케, 불완전한 외면 (오시키리 렌스케 작) 이선인(만화평론가) 오시키리 렌스케는 1998년 잡지 ‘주간 영 매거진’에 단편인 를 그리면서 데뷔했다. 물론 만화라고는 그려본 적 없어 작화가 불안한 한 인간이 그 길로...
수염 & 멜빵
이복한솔
2018.08.06
결말까지 좋았지만 끝났다고 믿고 싶지는 않은 (피포 작) 이복한솔(만화평론가) (이하 \'수염멜빵\'(?)) “소소한 영국풍 어드벤처(?)” 제목과 소개 글을 읽고 마음이 동한 필자는 눈요기를 목적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 그런데 막...
기로
박근형
2018.08.02
기이한 치유의 여정, 기로 (구들 작) 박근형(만화평론가) 사랑의 어원에 대한 가설 중 한자어 ‘사량(思量)’이 사랑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사량(思量)’은 글자 뜻 그대로 생각하고 헤아린다는 뜻이다. 사랑의 이전 어형인 ‘ㅿ+ㆍ랑...
마니아, 직접 취미 독서를 논하다!
지덕재
2018.07.20
마니아, 직접 취미 독서를 논하다! (유희 그림, 이창현 글) 지덕재(만화평론가) ※ 아래 글은 의 전개 속에 배치된 재미 요소를 누설하고 있어, 작품을 읽기 전에 보시면 감상에 지장이 갈 수도 있습니다.
인생은 짧고 과학은 길다
이복한솔
2018.07.20
인생은 짧고 과학은 길다 (맹기완 작) 이복한솔(만화평론가)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라는 근사한 문장은 머나먼 미래에도 종종 인용될 것이다. 선대의 업적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의 그늘을 벗...
디스토피안 학원연애물
이복한솔
2018.07.18
이복한솔(만화평론가) (이하 ‘삼유예’)는 시작부터 불길한 작품이다. ‘유예’의 관련 단어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집행’이다. 무엇을 유예하겠다는 것인지는 몰라도 선뜻 뚜껑을 열기가 꺼려진다. ...
‘힐링’따윈 기대하지 마시길
이선인
2018.07.16
‘힐링’따윈 기대하지 마시길 (이가라시 다이스케 작) 이선인(만화평론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저작 중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마도 최근에 영화화 된 일 것이다. 미묘하게도 이 작품을 일종의 힐링 만화처럼 인지하는 경향이 있는...